넷플릭스의 존재는 가히 대단한 듯하다.
심심할 때 볼 수 있는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 없는 게 없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여러 나라의 '시리즈'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아주 대표적인 '프렌즈'와 같은 '미드'정도로 만족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정말 낯선 언어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시리즈' 영상에 빠져들곤 한다.
'미국 드라마', 즉 '미드'라는 단어를 많이들 사용했지만 이제는 '드라마'라는 말보다는 '시리즈'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시리즈'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시리즈'에 한 번 빠지면 끝을 보는 건 순간이다.
그래서 하나의 시리즈를 다 보고 나면 허탈감과 동시에 또 다른 시리즈를 찾아 헤맨다.
인터넷 검색창에 '넷플릭스 추천 영화' 혹은 '넷플릭스 추천 시리즈'를 많이 찾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리라.
이렇게까지 '넷플릭스'와 '시리즈'에 관해 서론을 길게 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영화, 시리즈에 대한 내 글의 대부분이 '넷플릭스'를 통해 본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내 첫 글의 주인공은 바로 넷플릭스의 "빨강머리 앤" Anne with an E이다.
이 제목만 들으면 가슴이 먹먹해오는 느낌이 든다. 먹먹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렸을 때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제목이다.
어렸을 때, 만화를 좋아하던 나이에, "빨강 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강 머리 앤~ 우리의 친구~" 노래를 흥얼거리며 만화가 시작됨에 기뻐하고 앤과 다이애나의 깊은 우정을 보며, 나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그런 친구와 우정이 나에게도 생길 것이리라 믿었었다.
나이가 들어 보니, 그런 사랑에 가까운 우정은 인생에서 정말 값지지만 쉽게 만들어지기는 힘들다는 게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솔메이트라고 하던가. 하지만 솔메이트도 언젠가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나에겐 나의 솔메이트 남편이 옆에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빨강머리 앤"을 볼 때면 항상 마음이 따뜻해진다. 앤의 마음이 따뜻해서일까. 앤과 다이애나의 서로에 대한 우정의 마음이 진심으로 따뜻해서일까.
넷플릭스에서 시즌으로 나온 "빨강머리 앤"을 처음 봤을 때, 앤은 정말 진짜 앤이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다이애나는 내 상상속의 인물과는 거리가 먼 비주얼이었다. 예쁘기는 했지만 예전 만화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그랬나 보다. 길버트 또한 이미지가 내 상상 속 인물과는 너무 달랐다. 그렇지만 시즌을 보면 볼수록 아, 캐스팅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도 잘하고 배우들 하나하나가 그 인물에 녹아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특히, 메튜 아저씨는 정말 내가 상상했던 인물 그대로가 나와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메튜 아저씨가 처음 앤을 만나 데려오던 그 길의 영상과 항상 앤의 뒤에서 앤만을 생각하는, 그렇지만 표현에는 서툰 메튜 아저씨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시즌3까지 정말 순식간에 본 것 같다. 시즌3에서 갑자기 앤과 길버트가 너무나 성숙해진 느낌이 들어 어색했지만, 둘의 아름다운 결말이 너무나 좋았다. 너무나 예뻤다. 앤과 길버트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걸 느끼고 또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이 또한 아름다웠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까지의 과정. 비록 앤과 길버트가 서로를 사랑한다고 알기까지 많은 오해와 에피소드들이 있긴 했지만 이 또한 그 시절에만 가질 수 있는 경험이자 추억 이리라. 어서 시즌이 또 나오기를 기다려본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정말 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어렸을 적 빨강머리 앤 만화를 즐겨 본 사람이라면 더욱더. 난 이만큼의 힐링이 되는 시리즈를 접한 적이 없기에, 다시 한 번 시즌1부터 정주행 해 보려고 한다. 다시 봐도 내 마음이 힐링이 될 것임이 확실하다.
ANNE with an E 앤에 E가 붙은 앤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설명할 때조차 길게 말하는 앤의 말솜씨와 표현력은 절대 쉽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시리즈를 보고 있노라면 앤이 말이 너무 많아서 가끔 대사가 너무 빨리 지나갈 때도 있다. 다시 시즌1부터 볼 때는 앤의 대사 하나하나를 다시 깊게 들여다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대사를 외우는 이 배우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너무나도 예쁜 마음을 가진 주인공을 보고 있노라면 내 까만 마음이 하얗게 되는 기분이 든다. 생각할 것이 많거나 뭔가 내 마음이 지금 좋지 않은 분들에게 이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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